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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배경 명작 '탐나는도다' 인생 드라마로 손꼽는 이유

by colsa79 2025. 7. 12.

2009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탐나는도다’는 아름다운 제주 해녀 문화와 이국적인 서양 캐릭터, 그리고 17세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특별한 청춘 로맨스를 그려낸 작품입니다. 방영 당시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세련된 영상미와 독창적인 스토리, 신선한 캐릭터 구성으로 이후 꾸준한 재평가를 받으며 ‘인생드라마’로 손꼽히고 있습니다(저 역시 인생드라마로 '탐나는도다'를 항상 거론하곤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줄거리와 출연진, 그리고 이 드라마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를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드라마 '탐나는도다' 출연진
드라마 '탐나는도다' 출연진 (출처:mbc홈페이지)

 

줄거리 속 숨겨진 매력

‘탐나는도다’는 2009년 8월 8일부터 10월 4일까지 총 16부작으로 방영되었습니다. 배경은 17세기 조선 후기의 제주도로, 자유롭고 당찬 성격의 제주 해녀 장버진(서우 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녀는 영국에서 온 청년 윌리엄 스펜서(피에르 드포르 분)와 조선 금군 박규(임주환 분) 사이에서 갈등하며 성장해 나가는 인물입니다. 윌리엄은 호기심에 배를 타고 동양으로 모험을 떠났다가 난파를 겪고 제주 해안에 표류하게 됩니다. 이를 우연히 발견한 장버진은 몰래 그를 숨기며 돌봄을 시작하고, 두 사람은 언어도 문화도 다른 상태에서 서서히 교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윌리엄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포착되면 조선의 법에 따라 처형될 위기에 처하고, 이로 인해 이야기는 긴장감 있는 전개로 이어집니다. 이와 함께 등장하는 박규는 한양에서 유배를 온 금군 장교로, 제주에서 일어나는 밀무역과 부정 사건을 조사하던 중 장버진과 얽히게 됩니다. 처음엔 서로 충돌하지만, 점점 서로의 내면을 이해하게 되면서 미묘한 감정이 싹트게 되죠. ‘탐나는도다’는 단순한 삼각 로맨스를 넘어 서양과 동양의 문명 충돌, 여성의 자아 실현, 계급 사회의 부조리 등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해녀 문화, 제주어 대사, 실제 제주 방언 등을 적극 활용해 지역성과 역사성을 강화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출연진의 재발견

드라마의 신선한 매력을 더해준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출연진입니다. 장버진 역을 맡은 서우는 이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독특한 말투, 개성 강한 외모로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려냈으며, 이후 영화 ‘파주’와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에서 주연을 맡아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윌리엄 역의 피에르 드포르(한국이름 한찬빈)는 프랑스 국적의 배우로, 한국 드라마에서 외국 배우가 주연을 맡는 드문 사례였습니다. 그는 이 작품으로 많은 팬을 확보했지만, 이후 한국 활동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윌리엄이라는 캐릭터는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언어장벽을 극복하며 점차 장버진과 교감하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습니다. 박규 역의 임주환은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이후 ‘식샤를 합시다2’, ‘그녀는 예뻤다’, ‘오! 삼광빌라!’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조연으로 활약하며 꾸준히 경력을 쌓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안길강, 김미경, 변희봉 등 베테랑 배우들이 조연으로 등장하여 극의 안정감과 무게를 더했습니다. 특히 변희봉은 제주를 지키려는 권위 있는 인물로 등장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김미경은 장버진의 어머니로서 정과 강인함을 동시에 보여줬습니다.

시간이 지나 더욱 빛나는 명작

‘탐나는도다’는 방영 당시 MBC 내부 사정과 시청률 저조로 인해 20부 예정이던 분량이 16부로 조기종영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었으며, 숨겨진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영상미와 연출, 의상, 배경음악(OST) 등이 매우 뛰어납니다. 감독 윤상호는 몽환적이고도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해 극의 감성적인 측면을 강화했습니다. 촬영지는 대부분 실제 제주도에서 이루어졌으며, 해녀 마을, 바닷가, 숲속 풍경 등이 아름답게 그려져 제주 관광 홍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드라마 속 주제인 문화 충돌과 이해, 낯선 존재에 대한 편견 극복, 여성의 자아 추구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시대를 앞서간 이야기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탐나는도다’는 단순한 청춘 로맨스를 넘어, 시대와 공간, 문화를 아우르는 다층적인 서사를 담고 있어 재감상할수록 새롭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탐나는도다’는 단순한 옛 드라마가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감성과 메시지를 지닌 수작입니다. 제주도의 자연과 역사,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선, 그리고 독특한 전개가 어우러져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운을 남깁니다. 새로운 드라마에 지쳤다면, 잊혀졌지만 여전히 빛나는 ‘탐나는도다’를 다시 한 번 감상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말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