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주말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가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스포츠 드라마로 시작했지만, 지금 시청자들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인물은 의외로 주인공이 아닌 악역 전낙균입니다. 사격부 감독으로 등장하는 그는 매회 불공정과 권위주의를 드러내며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들의 혈압을 치솟게 만듭니다. 단순히 얄밉다를 넘어 ‘분노 유발자’라는 별칭까지 얻은 전낙균. 그가 왜 요즘 드라마판 최고의 빌런으로 불리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공정성을 무너뜨린 입시 비리
드라마 속 전낙균은 스포츠의 기본 정신인 공정성을 스스로 짓밟는 인물입니다. 그는 감독이라는 권한을 이용해 특정 선수에게 특혜를 주고, 제자들의 성적을 조작하는 등 입시와 직결된 중대한 문제에 개입합니다. 노력과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할 학생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장면이 이어지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현실의 불공정 사례들을 떠올리며 분노했습니다.
사격이라는 종목은 개인의 집중력과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만큼, 선수들이 흘린 땀의 가치는 더욱 무겁습니다. 그러나 전낙균은 그 노력을 평가하기는커녕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짜며 선수들의 꿈을 짓밟습니다. 드라마에서 이러한 설정은 단순한 갈등 요소를 넘어, 한국 사회가 여전히 씨름하고 있는 입시 비리 문제를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시청자들이 전낙균을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현실에도 존재할 법한 인물’로 받아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학생 위에 군림하는 권위적 태도
전낙균은 제자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지도자가 아니라, 자신의 권위를 앞세워 학생들을 길들이려는 인물입니다. 그는 폭언을 일삼고, 성적이나 미래를 빌미로 제자들을 압박합니다. 지도자의 역할은 학생들이 가진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성장을 돕는 것인데, 전낙균은 정반대의 방식으로 행동합니다.
특히 주가람(윤계상 분)과 마주하는 장면에서 이러한 대비가 극적으로 드러납니다. 주가람은 선수들을 끝까지 믿고 포기하지 않으려는 지도자이지만, 전낙균은 그 열정을 깎아내리고 무시하며 방해합니다. 같은 감독이라도 태도와 철학이 어떻게 다른 결과를 만드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순간입니다.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주가람에게 공감하고 응원하며, 전낙균을 향한 분노를 더욱 강하게 드러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스포츠계뿐 아니라 학교, 직장 등 다양한 사회적 맥락과 연결됩니다. 권력을 쥔 인물이 제자나 부하 직원에게 부당하게 군림하는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도 목격되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전낙균은 그래서 단순한 드라마 속 악역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해석됩니다.
배우 이성욱의 연기가 만든 설득력
전낙균이라는 캐릭터가 단순히 대본 속 설정에 머물지 않고, 시청자들의 감정을 뒤흔드는 존재로 살아난 데는 배우 이성욱의 연기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전낙균을 전형적인 ‘소리만 지르는 악역’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은근한 얄미움, 차갑게 내뱉는 말투, 상황을 교묘히 조작하는 태도 등 세밀한 연기를 통해 현실적인 인물로 완성했습니다.
특히 주가람과 대립하는 장면에서 보여준 긴장감은 드라마의 몰입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전낙균이 단순히 힘으로 누르는 것이 아니라, 교묘하게 규칙과 권한을 이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은 현실적인 두려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성욱의 연기가 없었다면 전낙균은 그저 평범한 악역에 머물렀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는 캐릭터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불어넣으며, 시청자들이 욕하면서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로 만들었습니다.
트라이 속 전낙균은 단순한 악역 캐릭터를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공정과 권위주의를 집약한 상징과도 같습니다. 입시 비리, 권력 남용, 제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죠. 그렇기에 전낙균이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들의 화제가 되고, 온라인에서는 “현실에도 꼭 있을 것 같은 인물”이라는 반응이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배우 이성욱의 설득력 있는 연기가 이를 뒷받침하면서, 전낙균은 2025년 드라마판에서 가장 강렬하게 기억될 악역이 되었습니다. 드라마 속 분노 유발자가 이렇게까지 화제를 모은 것은 오랜만입니다. 앞으로의 전개 속에서 그가 어떤 최후를 맞게 될지, 시청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