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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아쉬움 가득, 그러나 볼만한 영화

by colsa79 2025. 9. 7.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Only God Knows Everything)은 강렬한 제목 덕분에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물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스토리 전개와 연출의 완성도는 부족했으나, 철학적 주제와 배우들의 연기에서 빛나는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는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의 흐름과 메시지

이 작품은 종교적 은유와 철학적 질문을 중심에 둡니다. 신승호가 연기한 젊은 신부 정도운은 실종된 어머니와 관련된 고해성사를 듣고 깊은 내적 갈등에 빠집니다. 그는 신앙과 복수심 사이에서 흔들리며 선택의 기로에 서고, 영화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신의 섭리를 대비시키며 인간이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존재임을 상기시킵니다. 초반 전개는 긴장감 있게 흘러가지만, 중반 이후 사건의 인과와 인물의 동기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서사가 힘을 잃습니다. 관계 설정도 설득력이 부족해 감정선이 매끄럽지 못하고, 상징적 대사와 장면이 해석을 과도하게 관객에게 맡기는 순간들이 생깁니다. 그럼에도 선과 악의 경계, 구원과 절망, 신의 뜻과 인간의 욕망을 함께 탐구하려는 시도는 분명하며, 인물의 내적 갈등을 통해 질문을 던지는 태도 자체는 의미를 남깁니다.

연출과 완성도, 아쉬운 지점

연출은 색채 대비와 종교적 오브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 등 상징 장치를 반복해 신의 시선을 구현하려 합니다. 처음엔 인상적이지만 빈도가 높아질수록 의도성이 앞서며 과잉으로 느껴집니다. 편집 호흡도 일정하지 않아 어떤 장면은 불필요하게 길고, 중요한 전환은 짧게 지나가 몰입을 끊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전체를 지탱했습니다. 신승호는 분노와 신념 사이에서 흔들리는 신부의 내면을 진중하게 담았으나, 각 장면 간 감정 변화의 다리 놓기가 부족해 더 큰 울림을 놓쳤습니다. 한지은은 형사 윤주영으로 차분하고 강단 있는 톤을 유지해 현실감을 살렸고, 박명훈은 무당 심광운의 불안한 에너지로 긴장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전소민은 사이비에 사로잡힌 백수연으로 기존 이미지와 다른 강렬한 변신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캐릭터 간 관계와 사건 흐름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아 이들의 열연이 극 전체의 설득력으로 완전히 연결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주목할 만한 가치

완성도의 굴곡 속에서도 작품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명확합니다. 신앙과 복수, 윤리와 욕망 사이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관객에게 상영 후에도 사유를 남깁니다. 시각적 실험 역시 시도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과 어둡고 차가운 색감을 활용해 폐쇄감과 압박을 구축하려 한 점, 인물의 심리를 앵글과 조명으로 드러내려 한 점은 미완이지만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음악도 장점입니다. 현악과 성악 중심의 스코어가 장면의 감정을 끌어올려 부족한 플롯을 정서적으로 보완합니다. 무엇보다 신승호, 한지은, 박명훈, 전소민은 각기 다른 톤으로 작품의 색을 단단히 붙들며 이후 필모그래피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불편하지만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로서, 오락과 사유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지점을 찾으려는 태도는 평가할 만합니다.

 

결론적으로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스토리와 연출의 완성도에서는 분명 아쉬움이 남지만, 철학적 주제와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한 번쯤 보고 생각해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을 인정하되, 작품이 던진 질문과 배우들이 남긴 여운을 통해 이후의 가능성을 기대해볼 만한 작품입니다.